

우리 영감
영감 그 곳은 편안하요?
모내기 끝나고 영감 생각나서 몇 자 써보요.
얼굴모르고 시집와서 처음 본 영감
훤한 인물 마음에 들었소
딴짓않고 성실하고 자상한 영감 덕에
매운 시집살이도 견딜 수 있었소
그런데 왜 그렇게 빨리 가셨소
영감이 남긴 소 키우며 농사지으며
자식들 키운 세상을 어찌 살았는지...
그래도 외로운 나에게 힘이 된 자식들
영감이 자식들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힘든 세월 지나 편안해진께 생각이 더 나요
언제고 다시 만나면 고생했다고
서로 안아줍시다.



나주평생학습관에서 실시한 문해교육 발표작품
* 문해교육은 나주평생학습관에서 지금 진행중입니다.
언제든지 연락바랍니다. 나주시평생학습관 / 문의전화 : 061-339-4672~7
문해교육은 성인뿐 아니라 초등·중등 등 전 연령층이 일상생활과 학습에 필요한 읽기·쓰기·셈하기 등 기초생활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교육을 뜻합니다. 최근에는 디지털·금융 등 생활 밀착형 문해교육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온라인 학습과 지역 연계(지자체·복지관·평생교육시설 등)도 함께 추진되고 있습니다.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
♥ 논평
“우리 영감 언제고 다시 만나면 고생했다고 서로 안아줍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문해교육의 진정한 의미가 단순히 글자를 배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언어로 표현하고 기억을 기록하며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데 있음을 보여줍니다.
문자와 표현의 기쁨: 침묵에서 언어로
문해교육의 가장 큰 성과는 글자를 읽고 쓰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영감 언제고 다시 만나면 고생했다고 서로 안아줍시다"라는 문장은 문학적으로 보면 매우 소박한 표현입니다. 그러나 이 한 문장 속에는 평생을 함께 살아온 부부의 애환과 사랑, 그리고 죽음 이후의 만남에 대한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고급 문학이 화려한 수사와 비유를 통해 감동을 준다면, 문해교육의 글은 삶 그 자체가 언어가 되어 감동을 줍니다.
글을 모를 때는 마음속에 있어도 표현할 수 없었던 이야기가 문자라는 도구를 만나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문해교육은 단순히 글자를 가르치는 교육이 아니라 침묵을 언어로 바꾸는 인간해방의 과정입니다.
브라질의 교육학자 파울루 프레이리가 말했듯이 문해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니라 세상을 읽고 자신의 삶을 해석하는 과정입니다. 이 작품은 바로 그러한 문해교육의 성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문자를 알면서도 악용하는 지식기술자들에 대한 성찰
흥미로운 것은 문자 해득 자체가 반드시 인간을 더 윤리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현대사회에는 고등교육을 받고 수많은 문서를 작성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일부는 문자와 지식을 이용해 거짓을 만들고, 여론을 조작하고, 약자를 속이며, 사회적 불평등을 확대하기도 합니다.
문해교육을 받은 어르신들의 글에서는 오히려 순수한 인간성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현대사회에는 문자와 숫자, 법률과 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도 인간에 대한 공감과 연민을 잃어버린 이들도 존재합니다. 이것은 문해교육이 단순히 읽기·쓰기 능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문해력은 문자를 읽는 능력이 아니라 인간을 읽는 능력이며, 글을 쓰는 능력이 아니라 양심을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글을 모르는 것이 문제인가, 아니면 글을 알면서도 인간다움을 잃는 것이 더 큰 문제인가?"
문해교육의 가치는 문자 해득을 넘어 인간성의 회복에 있습니다.
AI 시대의 새로운 문해교육: 디지털·인공지능 문해력으로의 확장
오늘날 문해교육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과거의 문해교육이 연필과 공책을 통한 읽기·쓰기 교육이었다면, 이제는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능력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특히 고령층에게 스마트폰은 새로운 문자 환경입니다.
문자를 읽을 수 있어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지 못하거나, 인공지능과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현대사회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문맹 상태에 놓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문해교육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 읽기·쓰기·셈하기 중심의 기초문해
- 스마트폰 활용 교육
- 인터넷 정보 검색 능력
- 가짜뉴스 판별 능력
- 디지털 금융 문해력
- 인공지능 활용 능력(AI Literacy)
- 온라인 의사소통 역량
앞으로의 문해교육은 "글자를 읽는 교육"에서 "디지털 사회를 읽는 교육"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맺음말: 인간을 연결하는 가장 아름다운 기술
이 문해교육 작품의 가장 큰 가치는 기술이나 성취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입니다.
"우리 영감 언제고 다시 만나면 고생했다고 서로 안아줍시다."
이 한 문장은 수많은 전문 작가의 화려한 문장보다 더 큰 울림을 줍니다. 문해교육은 단순히 문자를 가르치는 사업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는 문화운동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문해교육은 종이와 연필을 넘어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의 시대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 중심에는 변함없이 인간의 삶과 사랑,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문자를 배우는 기쁨은 결국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기쁨이며, 타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쁨입니다. 이 작품은 바로 그 사실을 가장 진솔하고 아름답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