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군서 작가의 「매혹앵글 거미줄 연작」은 제목만으로도 이미 사진의 미학적 선언을 품고 있습니다. 박 작가가 중앙아시아의 광막한 풍경을 ‘서사문화사진’의 시선으로 기록해온 작가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번 거미줄 연작은 거대한 자연과 문명 서사에서 한 걸음 더 미세한 세계로 들어간 ‘소우주적 탐사’로 읽힙니다. 그의 장편 사진집이 세계의 지붕과 천상화원을 기록했다면 , 이번 거미줄은 그 광대한 시선을 한 올의 실 위에 응축한 작품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미줄, 자연이 직조한 가장 섬세한 건축
거미줄은 단순한 곤충의 흔적이 아니라 공간을 선으로 사유하게 만드는 자연의 건축물입니다.
박군서의 매혹앵글은 바로 이 점을 극대화합니다.
연작의 핵심은 거미줄을 “대상”으로 찍는 것이 아니라, 빛과 각도의 변화 속에서 생성되는 보이지 않는 질서를 드러내는 데 있습니다.
정면에서는 사라지고, 사선에서는 찬란히 떠오르는 거미줄의 속성은 사진 매체의 본질과도 맞닿습니다.
즉, 보이지 않던 것이 시선의 각도에 의해 존재를 획득하는 순간, 사진은 기록을 넘어 현상의 철학이 됩니다.
이때 박 작가의 앵글은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
- 빛의 입사각
- 배경의 심도 분리
- 이슬 또는 역광의 반사
- 거미줄의 기하학적 긴장을 통해 ‘허공에 그려진 선의 회화성’을 구축합니다.
비움의 미학과 긴장의 서정
거미줄 사진이 아름다운 이유는 대상의 밀도가 아니라 주변의 비움에 있습니다.
줄 그 자체보다 그것을 둘러싼 빈 공간, 침묵, 공기, 배경의 흐림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박군서의 사진은 이 여백을 적극 활용하여, 거미줄을 실재와 허상의 경계에 놓인 존재처럼 보이게 합니다.
특히 거미줄의 방사형 구조와 나선형 연결은
마치 동양 수묵의 필선, 혹은 선비정원의 담장 너머로 스미는 바람의 흐름처럼 읽힙니다.
한 줄은 팽팽하지만 전체는 유연합니다.
이 긴장과 유연의 공존이 작품에 명상적 서정성을 부여합니다.
“보이지 않는 삶의 질서가 새벽 이슬 한 방울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장면”
이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미시적 세계에서 우주적 질서로
이 연작의 가장 큰 미덕은 작은 자연물에서 우주적 구조를 환기한다는 점입니다.
거미줄의 중심에서 퍼져나가는 선들은 은하의 궤도, 별자리의 연결, 인간 관계의 네트워크를 연상시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단순한 자연사진이 아니라,
생명·관계·시간의 구조를 은유하는 시각철학으로 확장됩니다.
박군서 작가가 중앙아시아의 광활한 별밤과 고원을 담아온 이력이 있는 만큼 ,
거미줄 연작은 거대한 자연의 숭고를 미세한 구조 속에 압축한 축소된 우주(cosmos miniature) 로 읽히는 것이 설득력 있습니다.
「매혹앵글 거미줄 연작」은 자연의 미세 구조를 통해 존재의 질서와 여백의 미학을 보여주는 탁월한 시각 에세이입니다.
거미줄은 약하지만 무너지지 않고,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합니다.
박군서의 렌즈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세계의 품격을 드러냅니다.
이 연작은 결국 우리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삶의 본질은 눈에 보이는 실체에 있는가,
아니면 빛이 스칠 때만 잠시 드러나는 관계의 선들에 있는가.
출처 입력
사진은 그 질문을 가장 조용하고도 강렬하게 남깁니다.
<박군서 작품집>
♡사진으로 가보는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천상화원(天上花原)과 파미르고원 | 박군서 서사문화사진집
https://blog.naver.com/wtcho2/224169597443
▶기차는 8시에 떠나네 | 유용상 클래식 기타와 키르기스스탄의
별밤 여행
'정원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주성의 4대문, 한양을 가는데 왜 북문이 아니라 동문을 사용하였는가? (1) | 2026.04.18 |
|---|---|
| 회복기의 노래 - 박군서 매혹 (0) | 2026.04.17 |
| 산박하와 나비 - 박군서의 매혹 (0) | 2026.04.16 |
| 흔들리는 게 어디 너희뿐이랴~~~ (0) | 2026.04.16 |
| 소쇄원 올해도 그리 피었을까, 산수유는.. 박군서 매혹 앵글 (2) | 2026.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