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윤]
落花千萬片
啼鳥兩三聲
若無詩與酒
應殺好風情
꽃잎은 수없이 흩날리고
새소리는 드문드문 들려오네
시와 술이 없다면
이 아름다운 정취를 어찌 살릴 수 있으랴
[황고호.莞爾] 글씨가 平沙落雁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이계표] 글씨도 내용도 다 좋습니다.
[김상윤]
若無詩與酒
應殺好風情
"(이때) 만약 시와 술이 없다면
아마도 좋은 풍경에 대한 감회가 많이 감해지겠지."
휴정대사께거 술을 꽤나 좋아하셨던가 봅니다.
[이계표] [오전 10:52] 시인들이 술 좋아하는 것은 꽤 오랜 전통이었나 봅니다. 당나라 이태백, 고려의 이규보도~
청허당 휴정도 문인학자들과 교류하려면, 당연히 시와 술을 함께 해야 할거 같아요
[김상윤] 아마 '곡차'를 마셨겠지요.
[이계표] 불음주계를 지키셨네요~^^ㅋㅋ
<의문사항>
위 시에서 휴정대사가 술을 언급하는 것이 어색합니다 혹시 깊은 뜻이 있는지요?
좋은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휴정대사가 시에서 ‘술’을 언급한 것은 전혀 어색한 표현이 아니라, 선시(禪詩)의 전통 속에서 매우 자연스러운 상징적 언어입니다. 오히려 그 한 구절이 시 전체의 깊이를 만들어 줍니다.
1. ‘술’은 실제 술이 아니라 ‘심미적 각성’의 은유
해당 구절
若無詩與酒 (만약 시와 술이 없다면)
여기서 ‘술’은 단순한 음주가 아니라
마음을 열어 자연과 하나 되는 상태,
분별을 내려놓고 순간을 온전히 체험하는 경지를 뜻합니다.
선가에서는 흔히
- 술 =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정신
- 취함 = 분별심이 사라진 무심(無心)의 상태
로 읽습니다.
즉, “시와 술”은
언어(시)와 체험(술)
표현과 몰입
이 둘이 함께 있어야 풍류가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2. 불교와 ‘풍류’는 충돌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엄격한 금욕적 승려상과 달리, 조선 선승들은
자연 속에서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특히 휴정대사는
- 수행자이면서도
- 유학·도가·선 사상이 융합된 삼교적 인물이었습니다.
따라서 ‘술’은 계율 위반의 의미가 아니라
도가적 자연합일,
선적 해탈감을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3. 마지막 구절의 의미를 보면 더 분명해집니다
應殺好風情 (좋은 풍정을 죽이고 말리라)
이 구절 때문에 ‘술’의 의미가 더 또렷해집니다.
- 꽃이 지고 (무상)
- 새가 울고 (생명의 흔적)
- 바람이 부는 (자연의 흐름)
이 순간을
시도 없이
마음의 취함(몰입)도 없이 맞이한다면
그 아름다움을 스스로 죽이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 시에서 ‘술’은
- ❌ 육체적 음주
- ❌ 계율 위반이 아니라 ✔ 자연과 하나 되는 감각의 열림 ✔ 분별을 놓은 자유로운 정신 상태 ✔ 풍류를 완성하는 심미적 몰입입니다.
짧게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시와 술이 없다면,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받아들일 마음도 없다”는 뜻입니다.
※ 휴정대사
조선 후기 승려 휴정(법명 休靜, 1520 ~ 1604)을 가리키는 호칭으로, 임진왜란 때 승병을 조직·통솔한 승군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1 휴정은 서산 지역에서 활동한 영향과 함께 묘향산 등 산중에서 오래 수행한 점을 반영해 ‘서산대사’라는 별호도 함께 쓰입니다.
▶ <김상윤의 그림이야기> 목록
(1-42) 中正 김상윤 선생님 봄정원 풍경(4. 13, 담양) - “나이 든다는 것은 시드는 것이 아니라 향기가 깊어지는 일”
https://blog.naver.com/wtcho2/224252789703
50년 동안 흔들리며 배운 세상- 나의 소박한 운동사/ 김상윤
https://blog.naver.com/wtcho2/224125029519
심산 김창숙 沁山 金昌淑 선생의 온고지신 溫故知新
https://blog.naver.com/wtcho2/223980910126
▶김상윤 소장품전 5·18 40주년 ‘민중畵, 민주花’전
은암미술관, 2020년
“시대와 호흡하는 작품… 울림 오래갔으면”
김상윤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 소장품 전시
1981~2000년 민중미술작가 18명 작품 25점
송필용·한희원·하성흡 등 포함
http://kwangju.co.kr/article.php?aid=1586790000693563007
☎ 이메일 김상윤 sykim4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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