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기 / 박희진
어머니, 눈부셔요.
마치 금싸라기의 홍수 사태군요.
창을 도로 절반은 가리시고
그 싱싱한 담쟁이넝쿨잎 하나만 따 주세요.
그것은 살아 있는 오월의 지도
내 소생한 손바닥 위에 놓인
신생의 길잡이, 완벽한 규범,
순수무구한 녹색의 불길이죠.
삶이란 본래 이러한 것이라고.
병이란 삶 안에 쌓이고 쌓인 毒이 터지는 것,
다시는 독이 깃들지 못하게/ 나의 살은 타는 불길이어야 하고
나의 피는 끊임없이 새로운 희열의 노래가 되어야죠.
참 신기해요, 눈물 날 지경이죠
사람이 숨쉬고 있다는 것이,
그래서 죽지 않게 마련이라는 것이.
저 창 밖에 활보하는 사람들,
금싸라기를 들이쉬고 내쉬면서.
저것은 분명 걷는 게 아니예요,
모두 발길마다 날개가 돋쳐서
훨훨 날으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웃음소리, 저 신나게 떠드는 소리,
사람의 몸에서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날까요.
그것은 피가 노래하는 걸 거예요,
사는 기쁨에서 절로 살이 소리치는 걸 거예요.
어머니, 나도 살고 싶습니다.
나는 아직 한번도 꽃피어 본 일이 없는 걸요.
저 들이붓는 금싸라기를 만개한 알몸으론
받아 본 일이 없는 이 몸은 꽃봉오리.
하마터면 영영 시들 뻔하였던
이 열일곱 어지러운 꽃봉오리
속을 맴도는 아픔과 그리움을
어머니, 당신 말고 누가 알겠어요.
마지막 남은 미열이 가시도록
이 좁은 이마 위에
당신의 큰 손을 얹어 주세요.
죽음을 쫓는 손,
그 무한히 부드러운 약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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