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자리
자전거타고 가다 신호등이 가는 길을 막는다
신호등 옆 은행나무가 서 있는 반평도 안된 그늘 아래 얼굴 검게 그을린 할미가 완두콩 한웅큼 파 한웅큼을 신문지에 널려놓고 지나는 행인들을 바라본다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할미께 눈인사를 올렸다
할미옆 맥문동 줄기위에는 누군가 버린 찌그러진 종이컵이 나뒹굴고 있었다
완두콩 한웅큼 파 한웅큼에 세상사 모든 깊은 철학이 묻어있다 예수의 말씀도 석가의 설법도 다 여기에 있다
은행나무 사이에는 현란한 구호가 적힌 프랑카드가 끝없이 걸려있다 프랑카드는 끝없이 이어진 임대라고 붙어있는 건물과 평행선을 이루고있었다 프랑카드의 말씀을 따라가면 세상이 좋아질까 천국에 다다를까 할미의 한없이 깊은 고랑주름이 좀 펴질까
신호등이 바꿔져서 나는 부리나케 자전거에 올라타 페달을 밟았다
2026.6.1일 오전10.30분 한희원

<작품 목록>
(55-104) 고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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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 한희원 시집 《시간 너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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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시간 너머 시간> 교보, yes24, 알라딘, 리디books, 등 전자서점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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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오지호미술상 기념 전시회 및 시집 <시간 너머 시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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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작가, 오지호미술상 전시 초대전 & 오프닝 행사: 피아노 연주- 한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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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화가 ‘골든아티스트어워드 올해의 작가상 대상’ 수상(2026. 3)
http://www.kwangju.co.kr/article.php?aid=177262231679627300
한희원 한생곤 <사유의 두 축>, K&L 뮤지엄 특별전, 2028. 4. 30-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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