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1. 잠보 A Long Sleeper- 제1부 유년기의 힘 The Influence of Childhood

ART GARDEN 2026. 6. 8. 19:05

제1부 유년기의 힘 The Influence of Childhood

1. 잠보 A Long Sleeper

어렸을 때 잠이 많았다고 한다. 잠을 자다가 깨워서 젖을 먹이면 또 다시 잠을 잤다고 한다. 이모들은 너같으면 3명도 한꺼번에 키울 수 있다고 하셨다.

지금도 누우면 바로 잠을 자는 편이다. 학교수업 때도 매번 졸았다. 노트를 보면 지렁이 글씨가 많다. 안 잘려고 하지만 졸면서 글씨를 쓰니 지렁이 글씨가 될 수 밖에 없다. 중학교 입학시험때도 졸았다. 졸고 있는데 꿈속에서 "아니 너 지금 시험보고 있지 않니?" 꿈속에서 누군가가 잠을 깨웠다. 시험지에 침 자국이 있었다.

공부는 안 하고 잠만 잔다고 어머니께서 꾸중을 많이 하셨다. 빨리 자고 늦게 일어나 볼 때마다 자고 있으니 속이 상하셨을 것이다.

군대생활할 때 24시간 100km를 걷는 행군을 하였다.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한 후 가상의 적 배후를 공격하는 전술중 하나이다. 24시간 동안 행군을 하니 잠이 많이 왔다. 잠이 많은 나에게는 고역이었다. 앞에 가는 동료전우의 배낭을 잡고 눈을 감고 걸어갔다. 행군이 멈추면 앞사람에게 부딪혔다.. 간신히 행군을 마치고 집결지에 모였다. 대대장의 훈시가 이어졌다. 듣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니 얼굴이 보였다. 그리고 무릎이 꺾이며 와장창 소리가 났다. 꿈을 꾼 것이다. 무거운 M60 기관총을 어깨에 맨 채로 쓰러진 것이다.다시 일어났다. 대대장은 계속 훈시를 하고 있었다.

요새 대상포진에 걸렸다. 후유증으로 신경통에 시달리고 있다. 움직이면 콕콕 쑤시는 통증이 심하다. 가슴과 등쪽에 통증이 있으니 윗옷을 입는 것이 불편하다. 그런데 잠을 자면 가만히 있게 되니 통증이 덜하다. 아침을 먹고 잔다. 점심을 먹고 잔다.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을 잔다. 새벽에 깨어 잠시 눈을 뜨고 활동하다가 다시 잠을 잔다. 젖 먹을 때 나로 돌아간 느낌이다.

유년기의 버릇이 평생을 간다고 한다. 잠자다가 죽으면 축복을 받은 것이라고 하는데, 요새 이렇게 잠을 많이 자다보면 이대로 죽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잠을 많이 자니 몸무게가 늘어나고 눈도 부어서 아내는 내 눈동자가 잘 안보인다고 말한다. 이렇게 잠을 많이 자면 결국 눈이 감기게 되는 것일까.

 

10여년 후 서 있는 분의 아들로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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