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3년 아이슬란드에서 바닷물로 용암의 흐름을 늦추고 항구를 지켜낸 이야기는 화산재해 대응 역사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 사례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사건은 흔히 '헤이마이(Heimaey) 화산 분화' 또는 '엘드펠(Eldfell) 화산 분화'라고 불립니다.
사건의 시작
1973년 1월 23일 새벽, 아이슬란드 남쪽의 헤이마이 섬에서 갑자기 땅이 갈라지며 엘드펠 화산이 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섬에는 약 5,300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대부분의 어선이 항구에 정박해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배를 이용해 불과 몇 시간 만에 거의 모두 대피할 수 있었고, 인명 피해는 거의 없었습니다.

가장 큰 위기
문제는 용암이 섬의 유일한 생명선인 항구를 향해 흘러내린 것이었습니다.
헤이마이의 항구는 천연항으로, 주민들의 어업과 생계를 책임지는 핵심 시설이었습니다. 만약 항구가 용암으로 막히면 섬은 사실상 경제적 기반을 잃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닷물을 이용한 대담한 실험
아이슬란드 정부와 기술자들은 당시로서는 매우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바다에서 엄청난 양의 해수를 끌어와 용암 위에 계속 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 대형 펌프 수십 대를 설치
- 수 km에 이르는 송수관을 연결
- 하루 수만 톤 이상의 해수를 분사
- 분화가 끝날 때까지 약 5개월 동안 작업 지속
최종적으로는 약 600만~700만 톤의 해수가 용암 위에 뿌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왜 효과가 있었을까?
용암은 1,000℃가 넘지만 표면은 공기나 물과 접촉하면 빠르게 굳습니다.
해수를 계속 분사하자
- 용암 표면이 급격히 냉각되고
- 두꺼운 현무암층이 형성되었으며
- 새로운 용암이 쉽게 앞으로 나가지 못해
- 흐름이 크게 느려졌습니다.
용암을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일부 바꾸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결과
이 작전은 예상보다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 항구 대부분을 보존하는 데 성공
- 섬의 어업을 계속 유지
- 수천 명의 생계를 지켜냄
- 화산재해 대응 역사에 남는 대표적 성공 사례가 됨
흥미롭게도 새로 굳은 용암은 섬의 면적을 약간 넓혀 주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이 남긴 의미
1973년 헤이마이 사례는 오늘날에도 세계 여러 화산학 교과서에서 소개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모든 화산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헤이마이는 다음과 같은 매우 특별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어 해수를 무한히 공급할 수 있었고,
- 보호해야 할 목표(항구)가 비교적 명확했으며,
- 용암의 이동 속도가 작업이 가능할 정도로 상대적으로 느렸고,
- 용암의 성질이 냉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현무암질이었습니다.
이처럼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졌기에 인류는 자연의 거대한 힘을 완전히 막지는 못했지만, 지혜와 기술로 그 피해를 크게 줄이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오늘날에도 "자연을 정복한 사례"라기보다 자연을 이해하고 그 힘을 현명하게 활용한 대표적인 재난 대응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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