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紅雨堂 이윤희 서예전 & 평론: 升堂入室(승당입실) 의 미학-당(堂)에 올랐을 뿐 아니라, 여러 개의 방을 오가며 새로운 방을 만들어내는 단계

ART GARDEN 2026. 1. 25. 05:06

▶ 紅雨堂 이윤희 서예전

-광주광역시 한희원 미술관

- 기간: 2026. 1. 16- 21

한국서예협회 회원

한국전각협회 회원

경기여성서우회 회원

겸수회 회원

현향원 회원

unilee2009@gmail.com

※ 이윤희 작가는 예서, 전서, 금문 등에 이해가 깊다.

이에 더하여 한글, 영어 서예를 종합하는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먹의 번짐을 활용한다.

글자가 갖는 상징성을 에술적으로 표현한다.

전각에 기반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고미술사학(서울대학교)을 전공한 학문적 배경이 전 작품에 배어있다.

升堂入室(승당입실) 공자가 자로에게 한 말-

升堂入室(승당입실) 은 ‘마루에 오른 다음 방으로 들어간다’는 뜻으로, 학문이나 기예가 점차 높은 수준에 이르러 깊은 경지에 도달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어구입니다.

주요 의미와 유래

학문·기예의 성장: 일이나 배움이 차례를 밟아 점점 깊어짐을 나타냅니다.

공자와 자로의 고사: 공자는 제자 자로의 학문 수준을 ‘마루에 올랐으나 아직 방에는 들어가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이 표현을 썼습니다.

관직 용례: 조선시대 관직에서 ‘승당입실’은 일정한 경지에 도달했음을 뜻하는 말로 쓰였습니다.

이처럼 승당입실은 점진적 성장과 단계적 성취를 강조하는 고사성어로, 주로 학문적·예술적 발전이나 업적의 단계를 설명할 때 사용됩니다.

  • 전각 작품 모음집

미치지 않고 미치는 법

Nonchalant

굳이 번역하자면 차분한 무심한 초연한

작가의 작품을 대하는 자세-

관심, 능허, 미치지않고 미치는 법 과 같은

관점과 궤를 같이 한다.

가장 창의적인 작품

위에는 눈이 내리고

noon 정오

한글 눈

눈 오는 겨울 낮 눈을 맞고 서 있는 얼굴 모습

신라 비석 '임신서석기'를 쓰다

광개토대왕비나 중국에서 전서에서 예서로 넘어오는 시기에 절벽에 굵직하게 쓴 예서체들과 맥을 같이 한다

고졸한 맛이 있다.

※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

  • 시대: 신라 진흥왕 대, 서기 552년(임신년)
  • 발견: 경주 인근
  • 형태: 돌에 글을 새긴 맹세문(誓文), 두 명의 신라 청년이 서로 맹세한 내용을 기록한 돌이다.

관심- 마음을 바라보기

능허- 허공을 너머

마침 한희원 시인 화백의 시집을 출간하는 날이었습니다.

시집 명은 <시간 너머 시간, A Time beyond Time>

통하는 느낌입니다.

프랑스의 예술가들과 함께- art directer, 사진작가

 

이윤희 작가를 든든하게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

 

升堂入室(승당입실) 의 미학

― 紅雨堂 이윤희 서예전(2026)을 본 감상

 

조원탁

광주광역시 한희원 미술관에서 개최된 紅雨堂 이윤희 서예전은 동시대 한국서예가 처한 전통과 확장의 과제를 정면으로 사유하는 전시이다. 이 전시는 단순한 개인전의 차원을 넘어, 서예가 어떻게 고고학적 시간과 현대적 감각을 횡단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승당입실(升堂入室)은 전시의 핵심 키워드로 보인다. 이윤희 작가의 예술적 궤적을 가장 정확하게 지시하는 개념이다.

1. 학문적 기반과 서예의 고고학

이윤희 작가는 서울대학교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한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서예를 단순한 필법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는다. 그의 작업은 문자 이전의 흔적, 즉 금문(金文)·전서(篆書)·예서(隸書)가 생성된 역사적 조건과 물질성을 철저히 사유하는 데서 출발한다.

특히 신라 비석 「임신서기석」을 재해석한 작품군은 주목할 만하다. 광개토대왕비와 한대(漢代) 전서에서 예서로 이행하던 과도기의 절벽 각자(刻字)와 맥을 같이하는 이 작품들은, 형식적 고졸함을 통해 오히려 문자 발생의 원형적 힘을 복원한다. 이는 복고가 아니라 문자의 고고학적 재활성화라 할 수 있다.

2. 예서·전서·금문의 현대적 재구성

이윤희의 서예는 특정 서체에 정주하지 않는다. 예서의 횡획, 전서의 회전성, 금문의 상형성은 그의 화면 안에서 서로 교차하며, 서체는 해체되고 다시 조합된다. 이는 단순한 혼합이 아니라, 문자라는 기호가 지닌 조형 이전의 생명력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먹의 번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번짐은 통제되지 않는 우연이 아니라, 문자가 세계와 접촉하는 순간이다. 먹이 종이의 섬유 속으로 스며드는 과정은, 문자가 관념을 벗어나 다시 물질로 환원되는 장면을 연출한다.

3. 전각(篆刻)과 조형적 사유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전각 기반 작품들은 이윤희 작업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한다. 전각은 그의 작업에서 단순한 보조 장르가 아니라, 서예를 공간적·조형적 예술로 확장시키는 핵심 매체이다.

전각의 각면(刻面)과 인영(印影)은 문자와 형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읽는 문자에서 바라보는 조형으로의 이행을 유도한다. 이는 서예를 회화나 조각과 대등한 현대미술의 언어로 재위치시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4. 한글·영어 서예의 실험과 다언어적 감각

이윤희 작가의 또 하나의 중요한 성취는 한글과 영어 서예를 통합하는 다언어적 실험이다. 「눈」, noon, 위에는 눈이 내리고」와 같은 작품들은 음성·의미·형상이 중첩되는 지점을 탐색한다.

특히 ‘눈’이라는 단어가 지닌 자연 현상·신체 기관·인식 행위의 다층적 의미는, 한글과 영어를 오가며 시각적으로 확장된다. 눈 오는 겨울 낮, 눈을 맞고 서 있는 얼굴의 형상은 문자에서 출발하여 존재의 감각으로 이행한다.

5. ‘미치지 않고 미치는 법’ ― 예술적 자율성과 긴장

작품 「미치지 않고 미치는 법」은 이윤희 서예의 태도를 집약한다. 이는 광기와 규범, 자유와 질서 사이에서 서예가 취할 수 있는 최대의 긴장 상태를 상징한다. 그는 규범을 해체하지만, 결코 규범을 모른 채 파괴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그의 작업은 탈전통이 아닌 심화된 전통이다.

6. 승당입실(升堂入室)의 현재형

공자가 자로에게 했다는 말, “승당하였으나 아직 입실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오늘날 이윤희 작가에게 역설적으로 적용된다. 그의 작업은 이미 당(堂)에 올랐을 뿐 아니라, 여러 개의 방을 오가며 새로운 방을 만들어내는 단계에 있다.

이번 전시는 이윤희가 서예가로서 도달한 하나의 완결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심화되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준다. 승당입실은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7. 맺음말

紅雨堂 이윤희 서예전은 동시대 서예가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모범적 경로를 제시한다.

그의 작업은

  • 고고학적 깊이,
  • 문자에 대한 철학적 사유,
  • 먹과 공간의 물질성,
  • 다언어적 실험,
  • 전각을 통한 조형 확장

이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결과물이다.

이 전시는 묻는다.

“문자는 아직 살아 있는가?”

이윤희의 작업은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답한다.

문자는 여전히 생성 중이다.

* 필자 조원탁

https://blog.naver.com/wtcho2/224047868178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