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상윤: 표구가 전통적인 형태입니다.
표구 자체가 예술입니다.
- 조원탁: 볼 만 합니다. 오헌, 직방재, 삼계산방 각각 주인장의 기질과 성품을 현판글씨로 말해줍니다. 어떤 이는 단단하고 어떤 이는 자유분방하고 어떤 이는 고풍스럽고. 말이 존재를 담는 그릇이라면 호와 현판은 그 사람의 의복과도 같습니다.
- 이계표
나무에 새긴 마음, 건물의 상징성을 담은 글자.

















조계산 선암사


안택희의 전서 글씨도 아주 멋집니다.
- 김상윤
古海涼山海川寺인가요?
선암사가 불에 약한 곳이라고 하더니, 물을 나타내는 글자를 넣어 이름을 지었군요.
나는 석촌 윤용구의 칼 같은 글씨를 몹씨 좋아하지요.
석촌의 강선루라는 글씨는 두루마기를 입은 갓 쓴 선비가 마치 찬 눈을 맞고 서 있는 듯, 참 서늘한 맛이 있습니다
[이계표] [오후 4:59] 조계산 선암사를 화재 때문에 조선후기에 한때 '고청량산해천사'로 부른 적이 있어요.
[이계표] [오후 5:04] 꼿꼿한 지조있는 선비 장위산인 윤용구의 칼날같은 글씨와 추사의 제자로 이름 높은 친일적인 김돈희의 글씨가 서예로도 비교되네요


[이계표] [오후 5:07] 선암사 심검당 외벽에 보이는 '해, 수'도 화재 예방과 관련된 것이라고 해요
[김상윤] [오후 5:17] '아왜나무'라던가, 선암사에 많이 심어져 있는 이 나무도 방화수라고 하더구만.
[이계표] [오후 5:19] 그렇군요. 오늘도 배웠습니다
[김상윤] [오후 5:20] 사찰에 대한 지식은 이 교수가 단연 으뜸이지요.
[이계표] [오후 5:23] 아직 배움이 짧은데 과찬이십니다
[이계표] [오후 5:24] 오늘도 강선루만 가고 대각암 대선루를 가지 못했습니다
[김상윤] [오후 5:25] 사찰만이 아니라 불학에 대해 이 교수만한 분이 어디에 계실까요?
[이계표] [오후 5:25] 待仙樓
[김상윤] [오후 5:25] 대선루는 어디에 있나요?
[김상윤] [오후 5:26] 선암사 뒤쪽으로 한참 올라가야 하던가요?
[이계표] [오후 5:30] 유명한 뒤깐 마주보고 오른 쪽 길로 나와서 100미터쯤 걸어 올라가면 대각암이 나와요. 대각암 불전 앞에 있는 누각이 待仙樓여요. 여름에 시원하고 전망이 좋습니다. 중간에 선암사 마애불이 있어요.
무릎 아픈 사람도 갈만한 곳이죠

누정원림문화연구소 보길도 윤선도원림 답사입니다

세연정, 학정 이돈흥





임대정

일재 이항, 건재 김천일 등을 모신 문경사(정읍 남고서원)

- 제월당



이광사, 행서, 대웅보전, 백련사
[김상윤] 백련사의 저 글씨는 백양사에도 있는 것 같아요.
천은사 글씨는 화재를 막기 위해 마치 물이 흐르듯이 썼다고 하더군요.
[이계표] 그렇습니다. 流水體라고 하더만요
[김상윤] 실은 창암 이삼만의 글씨를 유수체라고들 하지요.
고인이 되신 아산 조방원 선생님께서는 추사는 창암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고까지 하셨지요.
추사의 목표는 '守拙'인데, 그가 죽기 직전에 쓴 봉은사의 '板殿' 정도가 수졸에 이르렀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창암 이삼만의 글씨는 守拙 아닌 것이 없으니, 어찌 추사가 창암에 미칠 수 있겠느냐는 말씀이었지요.
아산 어르신이 살아계실 때 옥과 화실에 들리면, 이광사와 이삼만이 앞뒤로 쓴 글씨를 보여주시면서 흥이나서 설명해 주시곤 했지요.
[이계표] 그렇습니다.
2011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이삼만 특별전 해서 다녀왔어요. 도록을 샀고 묘소도 제시돼 있어 답사를 가려고 했는데 아직 못갔어요
[이계표] https://gwangju.museum.go.kr/prog/bbsArticle/BBSMSTR_000000000021/view.do?nttId=B000000004057article
[김상윤]나도 그때의 전시를 보았고, 도록도 구입했지요.
▶조선시대 현판: 나무에 새긴 정신의 초상
조선시대 현판은 단순히 건물의 이름을 표시하는 표식이 아니라, 공간의 정신과 주인의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응축한 문화적 장치입니다. 특히 조선 사회에서 현판은 서예·건축·사상·자연관이 결합된 종합 예술로 평가됩니다. 이계표 교수가 정리한 자료와 중정 김상윤 선생님과의 대화 속 논의를 바탕으로 역사적 의미와 미학적 평가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조선 현판의 역사적 의미
① 공간의 정신을 드러내는 이름의 철학
조선의 건물 이름은 단순한 명칭이 아니라 유학적 이상과 주인의 삶의 태도를 담았습니다.
예컨대 오헌(梧軒), 직방재(直方齋), 삼계산방(三溪山房) 같은 이름은 각각 자연·정직·은거의 삶을 상징합니다.
따라서 현판은 단순한 간판이 아니라
“건물의 이름을 통해 주인의 인격과 세계관을 선언하는 문화적 장치”였습니다.
말이 존재를 담는 그릇이라면,
호와 현판은 그 사람의 의복과도 같다.
즉 현판은 사람과 공간의 인격을 드러내는 상징적 의복이었습니다.
② 조선 지식인의 네트워크 기록
현판 글씨는 종종 당대 최고의 서예가나 명망가가 써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 석촌 윤용구의 강선루 글씨
- 창암 이삼만의 유수체
- 원교 이광사의 행서
이러한 현판은 단순한 건물 이름을 넘어 당대 지식인 교류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즉 현판은
- 건물의 역사
- 서예가의 미학
- 인물 간 관계
를 동시에 보여주는 문화사적 문헌입니다.
③ 건축과 자연관의 결합
사찰과 정원의 현판에는 자연과 우주에 대한 인식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계산 선암사가 한때 “고청량산해천사(古淸涼山海川寺)”로 불린 것은
화재가 잦은 산중 사찰에서 물(水)과 바다(海)의 상징을 통해 화재를 막고자 하는 상징적 언어였습니다.
또한
- 심검당의 “해(海)·수(水)” 글자
- 천은사의 유수체(流水體) 글씨
같은 사례는 문자가 주술적·상징적 의미를 지니기도 했음을 보여줍니다.
2. 조선 현판의 미학
① 서예와 건축의 결합 예술
현판의 미학은 서예와 건축 공간의 조화에 있습니다.
현판은 보통
- 굵고 강한 필획, 멀리서도 읽히는 구성, 목재와 어울리는 색채를 갖습니다.
특히 표구와 목각 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라는 김상윤 선생의 지적처럼
현판은
- 글씨,나무,채색,표구
가 결합된 종합 목조 예술입니다.
② 글씨 속에 드러나는 인격
조선 서예는 단순한 필체가 아니라 인격의 표현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 윤용구의 글씨 : 칼날 같은 선비의 지조
- 창암 이삼만 : 자연스럽고 유려한 유수체
- 추사 김정희 : 수졸(守拙)의 미학
김상윤 선생이 묘사한 윤용구의 강선루 글씨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두루마기를 입은 갓 쓴 선비가
찬 눈을 맞으며 서 있는 듯한 서늘한 기운
이처럼 현판 글씨는 인물의 기질을 시각화한 초상과도 같습니다.
③ 자연과 흐름의 미학
사찰 현판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징은 흐르는 필법입니다.
예컨대
창암 이삼만의 유수체(流水體)는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필획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서체는
- 산사 계곡의 흐름, 물의 상징, 무위자연의 미학을 표현합니다.
즉 현판 글씨는 단순한 서예가 아니라 자연철학을 시각화한 문자입니다.
3. 누정과 원림에서의 현판
조선의 정자와 원림에서는 현판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보길도 윤선도 원림의
- 세연정
- 임대정
같은 공간은 현판 이름 자체가 시적 풍경입니다.
정자 이름은 곧
- 풍경을 해석하는 방식
- 자연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
을 드러냅니다.
따라서 누정의 현판은 건축의 제목이자 시의 제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
조선 현판은 다음 네 가지 문화유산적 가치를 지닙니다.
- 서예사 자료– 당대 명필의 필체 기록
- 건축사 자료– 건물의 성격과 역사
- 사상사 자료– 유교·불교·은일 사상
- 미술사 자료– 목각과 서예의 결합 예술
즉 현판은 문자·건축·철학이 결합된 동아시아 특유의 예술 형식입니다.
5. 종합 평가
조선의 현판은
단순한 건물 이름이 아니라
“나무에 새긴 정신의 초상”입니다.
글씨는 인물의 인격을 담고
이름은 공간의 철학을 담으며
목판은 시간을 견디는 물질이 됩니다.
그래서 조선 현판을 바라보는 일은
곧 한 시대의 정신을 읽는 일입니다.
< 김상윤 자료>
50년 동안 흔들리며 배운 세상- 나의 소박한 운동사/ 김상윤
https://blog.naver.com/wtcho2/224125029519
▶김상윤 소장품전 5·18 40주년 ‘민중畵, 민주花’전
은암미술관, 2020년
“시대와 호흡하는 작품… 울림 오래갔으면”
김상윤 ‘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 소장품 전시
1981~2000년 민중미술작가 18명 작품 25점
송필용·한희원·하성흡 등 포함
http://kwangju.co.kr/article.php?aid=1586790000693563007
☎ 이메일 김상윤 sykim4910@hanmail.net
'미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60세, 그림배우기 1-5차와 평가와 방향 (3) | 2026.03.12 |
|---|---|
| 동백, 꽃과 꿈- 이선희 작가 그림 (2) | 2026.03.09 |
| 유관순 여러 얼굴(김석출 그림): 선택된 이미지에서 살아있는 현재형의 얼굴로- 김상윤 그림이야기 (0) | 2026.03.01 |
| 한희원, '생, 존재로부터'전에 부쳐 (1) | 2026.02.23 |
| 하늘이 내게 복을 박하게 하면(채근담) (1) | 2026.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