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동백, 꽃과 꿈- 이선희 작가 그림

ART GARDEN 2026. 3. 9. 21:30

동백, 50*42, 2012, 이선희

기억- 손바닥 위의 동백꽃

- 이선희 화백의 <기억- 2012>에 부쳐

 

언제까지나 붉기를 바랬을까

지고한 무결점으로 남기를 바랬을까

기억 속에 추억은 선명하게 붉다.

 

그래 아프기도 했지

서로 살아온 만큼의 가면을 쓰고

오해도, 이해하면서도 다다르지 못하는 차이도 있었다.

처음에는 붉은 열정이

나중에는 검은 흠이

전체처럼 보였다.

 

그래 이제 우리를 본다.

선명하면서도 흠이 있는 동백꽃

 

아련한 기억 속에 흔들리며

그대는 여전히 붉다.

(2012. 10. 23),

조원탁 제2시집 '사랑인 줄 몰랐네'

꽃과 꿈, 40* 26, 2017, 이선희

 

꽃과 꿈 — 이선희의 정원

두 예술가는 삽을 들고

꿈의 뿌리를 찾고 있었다.

파초는 생각보다 깊어

삽날이 몇 번이나 흙 속에서 멈추고

마침내 자루가 먼저 숨을 거두었다.

예술가의 손은

붓과 카메라에는 능숙하지만

흙의 완고함 앞에서는

잠시 서툰 사람이 된다.

그래도 뿌리는 올라왔다.

흙 냄새를 가득 품은 채

한 그루의 여름 같은 푸른 꿈으로.

그리고 또 하나의 꿈,

사철 푸르게 타오르는 동백.

부부가 겨우 들어 올릴 만큼의 나무를

조심스레 안아

검붉은 트럭 위에 눕히던 저녁,

노을도 잠시 붉어졌다.

그날 밤

나는 한 장의 그림 같은 꿈을 보았다.

아틀리에 앞

볕이 드는 자리 양쪽에

파초와 동백이 서로를 바라보고 서 있고

그 사이에서

한 화가의 꽃과

한 예술가의 꿈이

마치 두 팔을 벌린 성당처럼

조용히 세상을 안고 있었다.

그리고 그 꽃은

아직 피지 않은 그림이었고

그 꿈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정원이었다.

(2026. 3. 9) 조원탁

이선희 화가선생이 담양 봉산에 작업실을 마련하였다.

임춘만 사진작가와 함께 노안정원을 방문하였다.

임작가는 정원에 와서 파초를 보자 마자

이것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파초를 집에 심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고.

바로 파초를 판다.

크게 두 그루를 팠다.

파초는 뿌리가 깊다.

파도 파도 밑이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톱으로 자른다.

그리고 삽으로 들어올린다.

삽이 뚝 자루가 부러진다.

삽을 2개를 넉넉하게 다시 사와서 작업을 하였다.

파초 작업을 하고 나니

이선희 작가는 사철 푸른 상록의 동백을 심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한다.

큰 동백은 파도 포클레인이 없으면 나무와 흙뭉치를 들지를 못한다.

부부가 간신히 들만한 동백을 골라 2그루를 팠다.

그 과정에서 삽 두개가 모두 부러졌다.

그림과 사진은 예술가이지만

나무 파는데는 서투르다.

차에다 싣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멋있게 사진작가로 나오는

'메디슨 카운티 다리'에 나오는 검붉은 반트럭을 가지고 왔다.

메디슨 카운티 다리에 나오는 픽업트럭은 미국 농가에서 흔히 사용되던 클래식 픽업트럭이다. 영화 속에서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아이오와 시골길을 다니며 다리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장면에서 상징적인 소품으로 등장한다. 미국가정에서 단독주택의 사소한 작업도구를 싣는 픽업트럭은 필수적이다. 현대자동차나 일본자동차들이 이 픽업트럭만은 미국에서 생산을 허락하지 않는다. 영화속의 차량이 클린트 이스트우드 자신의 픽업트럭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초저녁 잠깐 잠이 들었다.

두 예술가의 아틀리에에

파초와 동백이 볕바른 곳에 좌우로 심어진 꿈을 꾸었다.

건강과 평안과 예술적 성취가

양 팔을 벌린 베드로 성당처럼 안온하기를 기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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