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와 안개
봄비가 안개를 몰고왔다
흰꽃, 붉은꽃이
온 몸을 떨고
안개에 젖어간다
산이 사라지고
거리가, 집들이 사라지고
이윽고 사람이 사라진다
밤새내 시달리다 깨어나면
도무지 생각나지 않은 꿈인지
빛나는 꽃들의 눈부심이
안개속으로 빨려 들어가
흐릿 흐릿하다
가장 아름다운 시간 뒤에는
슬픔이 넌지시 따라오고
슬픔 뒤에는 절룩거리는
시 한귀절이
느릿하게 따라온다
안개가 짙어 길을 잃었다
길을 잃고 헤메이다 만난 풍경이
신화의 뒷편처럼 아릿하고
더 아름답다
봄 꽃이 사방데서 터지는데
매일 꿈에 시달린다
꽃이 담쟁이 넝쿨이 되어
온몸을 조인다
꽃에 온몸을 조인다니
이런 참혹한 아름다움이
무엇이 그리 급한지
봄이 오기전에 봄은 가버리는가
몸서리치게 그리운
그대에게 갇혀있던
시간의 감옥
2026.3.19일 새벽 4시11분 한희원
봄비에 안개라니 풀잎하나에 생명을 주는 봄비가 내리는데 그 뒤를 어슬렁거리며 안개가 따라온다
기쁨과 슬픔은 언제나 한통속이다
♬ 〈안개〉 피아노 연주|한희원 오지호미술상 수상기념전 오프닝 (광주시립미술관, 2026.2.3.)

빛과 생명
Light and Life
2025
oil on canvas
138x93cm
1-54 ▶ 한희원 시집 《시간 너머 시간》
https://heyzine.com/flip-book/209019579b.html
Created with the Heyzine flipbook maker
시집 <시간 너머 시간> 교보, yes24, 알라딘, 리디books, 등 전자서점 플랫폼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12510591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76318209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129673
'시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완행버스- 한희원 시그림 (0) | 2026.03.23 |
|---|---|
| 정원 성찰(Garden Introspection)- 조원탁 제3시집 (0) | 2026.03.20 |
| 봄 꽃 - 한희원 시그림 (0) | 2026.03.12 |
| 왕희지는 왜 거위를 좋아했나? (거위와 개)-어른이 읽는 그림동화/ 조원탁 (0) | 2026.03.06 |
| 3월의 봄날 - 한희원 시그림 (0) | 2026.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