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완행버스- 한희원 시그림

ART GARDEN 2026. 3. 23. 08:29

완행버스

완행버스를 기다리며

햇살이 먼저 와 기다리던

정류소 때묻은 나무의자에 앉았다

건너편 나무들이 아직은 앙상하다

햇살이 이리 따뜻한데 나무들은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바람도 잦고 느슨한 이런 날은

기다림이 지루하지않다

땅먼지가 숨을 죽인다

나는 눈을 감고 햇살을 바라본다

햇살이 엷은 피부를 지나 심장에 머무르다 뼈속까지 이른다

이렇듯 사랑하는 기억이 있을까

기억들이 말을 잃고 침묵한다

건너편 나무들이 나를 무심히본다

나도 나무들을 본다

눈이 마주친다

살아있다는 일이

문득 꿈이련가

버스가 좀처럼 오지 않는다

인생은 기다림의 끈

끈의 양쪽을 잡고 놓지 않을 때

어느 날 끈을 놓을 때

결코 무심한 것들

곁을 스치는 또 다른 무심함이 무섭다

완행버스가 좀 처럼 오지 않는다

나는 버스를 더

기다리기로 했다

2026.3.22.일요일 한희원

버스정류장에서

정이연 화백이 시를 읽고 일본에서 보내온 사진

완행버스처럼

기다린 시인~♡

저도 좋아하는 완행버스

기다린 시간만큼

생각주머니 안고

탑승합니다(정이연)

 

1-54 ▶ 한희원 시집 《시간 너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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