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봄날
3월이 되면 낮게 천천히 걷는다
모든 생명이 움틀거리고 깨어나는 시간을 무심히 밟고 지날수는 없다
가만히 귀 기울리면 사방 천지가 움직이는 소리
단단하게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싹이 솟아오는 소리
작은 벌레들이 기지개 켜는 소리
나무 속에서 물 흐르는 소리
참다가 참다가 울어버린 아이의
첫 울음처럼
꽃이 몸서리치며 피어나는 소리
대지가 워워 노래하는 소리
수백년 늙은나무의 헛기침은
푸르름이 얼마나 오랜 세월을 견디는
힘이라는것을 깨우치게 한다
겨울이 가는 2월과
봄이 오는 3월 사이에는
마음은 요동치고
알 수 없는 불안과
알 수 없는 기쁨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먼 이국의 포탄이
꽃이 뿌린 파편이라면
꽃이 가슴에 박혀 붉은 피가 흐른다면
3월 이 푸르른 생명위에
날카로운 비수가 나를 찌른다
바람은 떠돌고
대지는 끝끝내 말이 없다
꽃은 무심히 피고
별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밤이 되면 찾아온다
이러다 가을이 올 것이다
생명과 죽음은 늘 함께 있음을
사람들은 잊는다
대지를 적시는 3월의 비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한다
모든 생명을 위해
모든 죽음을 위해
바람과 꽃을 위해
눈물을 위해
사랑을 위해
(2026.3.2.일 오전10.45분)

▶ 한희원 시집 《시간 너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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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시간 너머 시간>은 교보, yes24, 알라딘, 리디books, 등 전자서점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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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오지호미술상 기념 전시회 및 시집 <시간 너머 시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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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작가, 오지호미술상 전시 초대전 & 오프닝 행사: 피아노 연주- 한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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