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빈터
- 한희원
내 영혼의 빈터에
이제는 떠나가 버린 줄 알았던
그대가 앉아 있습니다
어떤 때는 분노처럼 치밀어 오르는그리움에
내 영혼은 깊은 상처를 입고
깊은 상처에 내리는 싸리꽃 바람
나를 추추히 뿌리치고 떠나갑니다
들꽃이, 들꽃이, 아무 것도 모르는 꽃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을나무가 떠날 채비를 합니다
짙은 가을이 그대 곁에 떨어집니다
오래전 내 영혼의 빈 터를 찾으러 길을 걸었습니다
길을 걷다 만난 절망, 그 끝에 흐르는 강
강은 내 영혼의 빈터에 잠깐 부서졌다 흐릅니다
싸리꽃이 세월만큼 피었다 지고
사람들은 만났다 헤어집니다
나는 말을 잊은 지 오래됐습니다
상처가 깊은 바람은 내음이 다릅니다
사람들은 강가에 그리움을 던집니다
강은 금방 별빛이 되고 찔레꽃이 되고 그대의 절망이 되고
아직도 내 영혼의 빈 터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대가 앉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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