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1년이 지나고, 디오게네스 등불

ART GARDEN 2025. 11. 11. 01:29

1년이 지나고

 

1년이 지났습니다.

나이는 더 길어지고

눈은 더욱 희미해지고

귀는 더욱 잘 안 들립니다.

총명은 더욱 흐려졌습니다.

 

그래도 말은 줄어들지 않고

시비를 가리는 일도 적어지지 않습니다.

용서를 빌어도 비웃음을 받습니다.

 

어스름만이 음악의 마무리처럼

몸을 감쌉니다.

디오게네스 등불 The Lantern of Diogenes

 

낮에 등불을 켜고 걸어갔다.

머리를 길게 길러 허리까지 닿았다.

나는 그 사람 뒤로 살금살금 가서 손으로 머리를 훌쩍 넘기고 도망쳤다.

 

그 사람은 성큼성큼 쫓아와서 나를 잡았다.

나를 가만히 쳐다보더니 놓아주었다.

10살 때였다.

 

스무 살이 지나서였다.

등산을 가서 골짜기를 타고 내려왔다.

정원에 돌탑을 여러 개 쌓아놓은 집이 보인다.

집 현판에는 염화시중(拈華示衆)이 쓰여 있다.

그 사람이다.

 

나는 그를 알아보았다.

나는 그에게 말없이 속삭인다.

“오, 디오게네스. 그대가 여기에 웬 일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희미하게 웃는다.

 

“잠시 들렀네”

그도 말없이 나에게 속삭인다.

“아직도 대낮에 눈을 뜨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 제6시집 <혀 Lingua>에서

*拈華示衆 (염화시중)

말로 소통하지 아니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傳)하는 일.

석가모니가 설법을 마치고 연꽃 한 송이를 집어들어(拈華) 말없이 보였다(示衆). 제자들은 석가가 왜 그러는지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가섭(迦葉)만은 그 뜻을 깨닫고 빙긋이 웃었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살지만 꽃이나 잎에는 진흙이 묻지 않듯이 세속의 어려움에 물들지 말고 오직 선을 행하라는 뜻을 이해했던 것이다.

미묘법문(微妙法門: 진리를 아는 마음), 불립문자 교외별전(不立文字 敎外別傳:모두 언어나 경전에 의하지 않고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뜻을 전하는 오묘한 뜻)의 의미를 말한다.

 

 

“ The Lantern of Diogenes”

 

Diogenes: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

Lantern: 등불, 횃불, 혹은 도자기 램프 등 당시 그가 들고 다녔던 불빛을 가리킨다.

그는 “낮에도 등불을 들고 다니며 진정한 인간을 찾는다”고 한 일화로 유명하다. 따라서 “디오게네스 등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진리를 탐구하거나 진정한 인간을 찾는 상징적 표현으로 이해됩니다.

디오게네스는 길에서 만난 알렉산더 대왕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가린 햇빛을 위해 비켜달라'고 한 일화가 있다.

 

문학적 상징

“The Lantern of Diogenes — the light that seeks an honest man.”

(디오게네스의 등불 — 정직한 사람을 찾는 빛)

“Diogenes’ Lantern, the light of truth in daylight.”

(낮에도 켜진 진리의 등불, 디오게네스의 등불)

 

아테네 학당의 디오게네스

https://blog.naver.com/jrkimceo/221483495583

디오게네스와 알렉산더

https://www.worldkorean.net/news/articleView.html?idxno=38352

 

▶ 이전 작품, 시집개요(차례, 작가의 글, 작품세계, 작가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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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혀

https://blog.naver.com/wtcho2/224047868178

2, 댄서 Dancer

https://blog.naver.com/wtcho2/224049768248

3. 금붕어 Goldfish in the fishbow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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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극락천국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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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도원 修道院 monas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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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오후 Aftern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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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년이 지나고

https://blog.naver.com/wtcho2/224071678787

8. 디오게네스 등불

https://blog.naver.com/wtcho2/224071678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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