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설

통증- 시집<혀Lingua>에서

ART GARDEN 2026. 2. 26. 10:12

통증

지난 보름동안 계속 만나면서

제대로 인사를 못했네요.

얼굴이라도 봅시다.

아픈 것이 살아있는 삶의 징표라고 하는데

계속 아프니 당황스럽네요.

그동안 너무 몸과 마음을 혹사했으니 잠시 쉬라는

편지를 조용히 보낸 것이라고요?

알겠습니다.

5일동안 심장을 압박하는 통증으로 심근경색으로 잠자는 중에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잠자는 도중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내과에서 피검사, 심전도검사, X ray 검사 등에서 정상입니다

아픈 이유는 의사선생님도 모른다고 하니 당황스러웠습니다.

가슴과 등에 빨간 반점이 나타나니 피부과에서 '대상포진'이라고 진단합니다.

주사와 약으로 처치하니 진정됩니다.

통증 대신 가려움과 콕콕거림이 잠을 못이루게 합니다.

연고를 혼자서는 등 뒤에 바를 수 없습니다.

닿지않습니다.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통증을 닮았습니다.

가려울 때 긁지않는 것이 좋다고요?

통증의 얼굴도 안 보는 것이 좋다고요?

살아 있으니 통증을 만나는 것이니 다행이라고요?

주위에서 충고를 합니다.

나이들면 통증을 친구처럼 데리고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나이들면 검사도 필요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아프면 빨리 병원에 가서 조기에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립선암은 암도 아니라고들 합니다.

암이 뼈로 전이되면 빨리 가고 싶다고 울부짖는다고 합니다.

모르핀 같은 진통제가 약효를 발휘하지 못합니다.

잦은 통증이 일상생활에 있어서 사람들과의 서운함을 깜박 잊게 합니다.

무엇이 서운했던가 생각도 안 납니다.

사람들과 말도 하기 싫습니다.

말을 하면 피곤하니까요.

온 근육이 통증에 시달려서 말을 하기 싫습니다.

잠시 잊고 있던 죽음도 생각하게 합니다.

발병시 통증이 크면 후유증도 오래, 깊게 간다고 합니다.

매우 아파서

당분간 서운한 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대화도 하기 싫을 것입니다.

할 여유가 없습니다.

통증이 낚아챕니다.

얼굴은 안 보이지만 지끈지끈, 콕콕, 간질간질

계속 잡아둡니다.

사람들과 무슨 말을 할 지 생각도 안 납니다.

통증이 멍하게 합니다.

공기처럼 없는 듯이 머물게 합니다.

면역이 약해지면 발병한다고 하는데

스트레스 과로를 피해야 한다고 하는데

살면서 걱정 근심

재미있든 없든

일을 하지 않고서

스트레스없이 살 수는 없습니다.

통증

잠처럼

밥처럼

곁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기하고 있습니다.

떨어진 동백꽃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는 것같습니다.

 

 

 

▶병을 알려라- 대상포진 발병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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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알려라- 대상포진 발병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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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8 다시 읽어보기, 글, 마른 낙엽, 시한폭탄 & 비평: 오류의 미학과 관계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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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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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3 뒷담화, 혀2, 험담,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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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5 순간 헛됨, 제일 약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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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9 필요 없다, 침묵, 말을 걸지 말아다오, 우리만이 아니다 & 비평: 「말이 끝나는 곳에서 피어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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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금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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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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