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런 꽃잎을 쓸며
마당에 떨어진 꽃잎을 쓸면서
꽃잎이 줄어가는 모습을 본다
눈처럼 수북히 쌓인 꽃잎들이었는데
이제는 점점이 서있는 밤배처럼 쓰라리게 누워있다
누렇게 변해가는 모양도
과하게 칠한 늙은 여배우의 입술처럼,
배반당한 그리움처럼,아무 잘못이 없는데 감옥에 갇혀있는 황망함처럼
오월의 담장을
골목을 지나는 연인들을 설레게 해주었던
꽃잎들을 어떤 고마움도 잊은체
단칼에 쓸어담아 버린다
한결 수월해진 빗질에 고마움까지 느끼며
인생이 이런 일인가
죽음같은 사랑도
쓰라린 이별도
나를 보는 나도
너를 보는 너도
이유없이 문득 찾아오는 기쁨도
나는 마당을 쓸던 손을 멈추고
잎에 메달려 있는 누런꽃잎을 바라본다
가만히 꽃잎을 만저본다
따뜻하다
손바닥에 올려놓고
오래 바라본다
햇살이 꽃잎위에
눈부시게 떨어진다
하얀 햇살이
2026.5.24오전11.42분 한희원
미술관 마당을 쓸다.꽃잎이 줄어듬을 본다.
누렇게변하여 버려진꽃잎
애잔함
<작품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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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원 한생곤 <사유의 두 축>, K&L 뮤지엄 특별전, 2028. 4. 30-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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