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똥통에 빠지다
1960년대 초 시골 학교의 화장실은 푸세식 재래화장실이었다. 오줌과 똥을 한 곳에 모아서 나중에 퍼날랐다.
화장실 뒤에는 오줌똥을 퍼내기 위해 퍼내는 입구를 나무판으로 덮어놓았다. 나는 학교에 가면 그 나무판을 밟고 지나가곤 하였다.
6살 때였다. 어느 날 그 나무판을 통통거리며 밟자 그 다음은 기억이 없다. 기억이 나는 것은 작은형이 나를 학교 우물의 펌프에서 물을 품어내어 나를 씻는 것을 발견한 일이다. 형이 멀리서 내가 똥통으로 사라지는 것을 발견하고 꺼낸 것이다. 더러워라 생각만해도 오싹한 일이다.
작은 형은 누가 의도적으로 빠지게 하려고 나무판을 비껴놓은 것이라고 지금도 분을 참지 못한다. 형님 때문에 내가 살았다고 모일 때 가끔 말씀드리면 매번 분을 참지 못한다.

똥통 위에 비껴놓은 나무덮개
물론 덫을 놓는 장난을 쳐서는 안 된다
그런데 누가 덫이나 함정을 만들어 놓았다 해도, 그 덫에 빠지지 않는 신중함과 경계심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똥통에 빠진 어릴 적의 기억은 나를 다시금 사람의 덫에 빠지지 않는 조심스런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소극적이고 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태도일까? 50살 즈음에 주역공부를 여러분들과 같이 공부를 하게 되었다. 주역을 공부하면서 어린 시절 똥통 사건이 떠올랐다. 주역의 핵심이 "코끼리가 얼음 위를 걷듯이, 절벽 위에 서 있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 내내 말을 아끼고 몸을 신중하게 하고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2,500년 전의 지혜서도 자나깨나 몸과 마음을 근신하는 것이었다.
기억의 똥통에서 건져올린 교훈이다.
<이전 자료>
1부 유년기의 힘 The Influence of Childhood
1. 잠의 힘
https://blog.naver.com/wtcho2/224309655090
2. 건너 마을 할머니의 기도, 삼신 할미 Samsin, the Goddess of Birth
https://blog.naver.com/wtcho2/224309773493
3. 아버지의 노래
https://blog.naver.com/wtcho2/224310159337
4. 내 마음 속에 피는 어머니의 상사화
https://blog.naver.com/wtcho2/224311237490
5. 유년기에 들은 언어의 지도: 인식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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